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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힘든 ‘어린이 골절’ 치료 늦으면 기형 위험 |
등록일 2011-02-06 |
일곱 살 여아 혜림이는 최근 놀이터에서 놀다 다쳤다. 앞으로 넘어지면서 땅을 짚어 팔이 까진 것.혜림이의 어머니는 특별한 외상이나 부기가 없어 상처에 소독제를 바르고 붕대를 감는 치료를 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혜림이가 계속 팔이 아프다며 칭얼대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에 데려갔다 깜짝 놀랐다. 팔에 미세하게 골절이 있었던 것. 더 늦었으면 뼈가 잘못 붙었을 수도 있었다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모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어린이 골절에 대해 살펴봤다. ◆부러지지 않아도 미세하게 금 갈 수 있어
전문의들은 소아나 어린이 골절을 ‘녹봉골절(綠棒骨折)’이라고 부른다. 이는 나무의 푸른 줄기는 꺾어지긴 하지만 쉽게 부러지지 않는 특성에서 비롯된 말로, 아이들의 뼈는 수분이 많아 어른에 비해 부드럽고 유연해 완전히 부러지기보다 미세하게 금이 갈 때가 많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골절증상과 달라 진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서울 튼튼병원 은평점 이승용 원장은 “대체로 뼈가 부러지면 부기와 통증이 심하고 골절된 부위의 형태가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게 마련이지만 녹봉골절은 이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며 “특히 아이들은 의사표현이 서툴러 증상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엑스레이 검사를 해도 아이들은 뼈가 연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발견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아골절은 흔히 놀이나 운동 중에 넘어지거나 뛰어내리다가 팔을 뻗은 채 손을 지면에 짚으면서 발생하는데, 손목과 앞 팔뼈, 팔꿈치, 빗장뼈 등의 순서로 잘 다친다. 또 닫히는 문에 손가락이 끼어 골절상을 입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어린이 골절은 대부분 골절 부위를 맞추고 석고로 일정기간 고정하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초기 진단을 제대로 못해 이미 골유합이 됐다면 뼈가 기형으로 자라나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골절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잘 살펴야 어린이 골절로 인해 장애가 일어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성장판의 손상, 잘못된 유합, 과성장의 경우다. 어린이 관절에는 연골로 이루어진 성장판이 있는데 이 성장판은 인대보다 약한 특징이 있다. 관절을 다칠 때 성인은 인대부터 찢어지는 반면에 어린이들은 성장판 골절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어린이 골절의 약 20%가 성장판 골절이며 이중 5%는 뼈가 휘거나 자라지 않는 등 기형적 성장을 하게 된다. 성장판이 손상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골절로 인해 성장판이 손상된 경우 치료 후 약 4개월이 지나야 후유증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성장판 손상이 있다면 꼭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어린이의 뼈는 빨리 아문다. 같은 골절이라도 성인이 4주 정도 걸릴 때 어린이는 1∼2주면 뼈가 붙는다. 이유는 뼈에 혈액을 공급하는 막인 골막이 어른보다 훨씬 두꺼워 혈액공급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뼈가 빨리 자라기 때문에 자칫 골절 부위를 맞추는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 과정 중 골절 부위가 어긋나서 다시 뼈를 맞추어야 할 때엔 이미 골유합이 시작되어 치료가 어려워진다. 특히 손가락에 실금이 가거나, 야구공이나 농구공에 맞아 손이 펴지지 않는 추지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일반 골절에 비해 통증이 크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게 돼 후유증이 남으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손가락을 다쳤을 때 손상 부위의 부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거나, 부기가 가라앉은 후에도 퍼렇게 멍이 들며 아이가 자꾸 통증을 호소할 때는 뼈 손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대퇴뼈가 붙는 과정에서 다친 쪽으로 과성장이 와 양쪽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과성장은 다친 부위에 혈액의 공급이 집중돼 다친 쪽 다리가 그렇지 않은 쪽보다 더 많이 자라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럴 때에 대비해 골절이 일어난 부위를 일부러 짧게 맞추어 놓고 길이를 맞추는 치료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어린이 골절은 어른과 달라서 깁스를 푼다고 해서 완전히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다. 차후에 발생할 성장장애나 기형에 대비하기 위해서 깁스를 푼 이후에도 2∼4개월에 한 번씩 전문병원을 방문해 뼈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