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흔히 엉덩이 관절이라고 불리는 고관절은 대퇴골(허벅지뼈)과 골반을 이어주는 관절을 일컫는다. 하지를 골반에 연결시켜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관절이다.
만약 고관절에 질환이 생기면 심한 통증과 함께 보행, 움직임에 큰 제약이 따르게 되지만 고관절 질환은 진단과 치료도 쉽지 않은 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고관절질환으로 인해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2009년 주요 수술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해 고관절 전치술을 받은 환자의 수는 7300여명으로 적지 않다. 원인은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나 고관절 관절염이 대표적이다.
27일
서울 튼튼병원 관절센터 이승용 원장은 "
고관절의 대퇴골두는 크기가 크지만 대퇴골두로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의 수가 적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대퇴골두 부위가 죽게 되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은 스테로이드 약제의 복용이 원인이 되고 남성환자는 대부분 음주가 원인으로 음주로 인해 혈관에 지방이 쌓여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 다음으로 많이 생기는 고관절 질환은 퇴행성 관절염이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신체가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고관절이 마모돼 통증을 일으키고 움직임에 제한이 따르게 된다.
중년층 이상의 연령, 비만,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고관절을 마모시키는 심한 운동을 자주하는 사람들에게 호발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눈치재기 어려운 고관절 질환 "양반다리로 가늠할 수 있어"
고관절 질환은 초기에 증상을 알아채기가 어려워 치료의 적기를 놓치고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고관절은 허벅지 안쪽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통증이 엉덩이, 허벅지 바깥쪽, 사타구니 등 다양한 부분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근육통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작은 자극에도 엉덩이나 사타구니의 통증이 심하고 걸을 때 자주 뒤뚱거리게 된다면 우선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고관절 질환이 있을 때는 양반다리를 했을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뛰거나 착지를 하는 등 고관절에 힘이 더 많이 걸리는 동작에서 해당 부위의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만약 이런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고 다리를 절게 되거나 약을 먹어도 고관절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여성에 비해 남성환자가 3배정도 많고 나이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기 때문에 청ㆍ장년층이 더 조심해야 한다.
이 원장은 "
고관절 질환은 스테로이드성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거나 음주, 흡연등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기호식품을 즐길 때 생길 수 있다"며 "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자세, 전문적인 지식없이 하는 과도한 스트레칭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치환술' 한번 하면 평생 쓸 수 있을까?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나 고관절관절염이라고 하면 인공관절수술을 해야 하는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꼭 인공관절로 교체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로 뼈가 심하게 꺼지지 않은 초기상태라면 대퇴골두에 구멍을 뚫는 천공술을 실시해 골수내의 압력을 낮추고 괴사부위로 혈관이 쉽게 자라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기존의 관절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퇴행성 고관절염 역시 관절의 상태가 비교적 양호할 때는 관절 사이에 염증을 일으키는 뼈 가시(골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관절의 함몰이 심해지거나 관절염이 심한 경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과거 인공관절치환술은 60대 이상이 아니면 쉽게 권하지 않는 시술이었는데, 이는 인공관절의 수명이 약 15년으로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세라믹 인공관절은 수명이 30년 정도로 좀 더 길고, 고관절을 모두 교환할 필요가 없이 닳아 버린 고관절을 부분만 교체하는 부분 치환술도 개발됐기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인공관절 시술 후에는 통증이 사라지고 관절 운동범위도 수술 전 상태에 따라 70~80%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
이 원장은 "고관절 질환은 빨리 발견할수록 자가 관절을 보존하는데 유리하다"며 "만약 고관절 주변에 오랫동안 동통이 가시지 않고 계속된다면 고관절 질환이 아닌지 미리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진성기자 jingls29@newsis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