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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난다면‥ |
등록일 2010-05-12 |
얼마 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한 윤모(27)씨는 회사에서는 틈틈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주말에는 자전거로 교외를 돌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윤씨는 얼마 전 계단을 오르다가 무릎에서 ‘우드득’하는 소리를 들었다. 혹시 과도한 운동으로 연골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가 걱정이 돼 병원에 갔더니 ‘추벽(皺襞)증후군’이라는 생소한 진단명을 들었다. 의사는 윤씨에게 운동량을 줄이고 가능한 무릎을 구부리지 말 것을 조언했다.
◆ 무릎에서 나는 소리, 원인은 다양해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원인은 크게 세가지이다. 첫째는 관절 주의의 근육과 힘줄끼리, 또는 근육과 근육끼리의 마찰 때문에 근육 세포 사이의 기포가 터지면서 소리가 나는 경우이다. 또 하나는 근육과 인대의 운동방향이 갑작스럽게 전환되는 경우이다. 또 무릎관절 사이의 반월상 연골판의 모양이 선천적으로 원형에 가까운 경우이다. 위의 세가지는 자연스럽게 소리가 나는 경우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만약 소리와 함께 통증이 느껴진다면 ‘추벽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무릎관절이 5~6개의 주머니로 구분되어 있다가, 태어나기 전에 하나로 합쳐진다. 그런데 이때 완전히 합쳐지지 못한 주머니 벽이 일부 남아 막을 형성하게 되면 추벽증후군이 생긴다.
추벽증후군의 유병률은 보통 100명 중 20~50명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평소에는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갑작스런 운동, 외상 등으로 무릎에 자극을 받으면 추벽이 붓고 두꺼워져 통증이 생기는 게 문제다. 덩달아 추벽과 맞닿아 있는 대퇴연골에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추벽증후군은 대개 무릎에서 '우드득'하는 소리가 나며, 통증이 심하다. 걸을 때마다 무릎이 굳는 듯한 느낌도 든다. 치료를 하지 않고 놔두게 되면 걸으면 걸을수록 증상도 심해지고 휴식 중에도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가끔 무릎이 펴지지 않다가 순간적으로 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 계단 오르기, 자전거 등 무릎을 자주 구부릴수록 상태 악화돼
퇴행성관절염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에 비해 추벽증후군은 활동량이 많은 20~30대에게 많이 나타난다.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내리기, 쪼그리고 앉기 등 장시간 다리를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면 할수록 상태가 악화된다. 조인기 튼튼병원 원장은 “추벽증후군을 방치하게 되면 추벽과 맞닿는 연골에 손상이 생겨 조기 퇴행성관절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추벽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면 먼저 운동의 양을 줄여야 한다. 특히 자전거는 무릎을 계속 구부렸다 펴는 동작 때문에 추벽증후군 환자에게는 독이다. 장기간 걷기, 조깅, 등산도 금물이다. 꼭 운동이 필요하다면 무릎 연골에 거의 부담을 주지 않는 수영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추벽증후군은 수술보다 보존적인 치료를 많이 받는다. 추벽 주위가 유착되지 않도록 소염제를 맞은 뒤 물리치료를 하면서 서서히 증상을 완화시킨다. 이런 치료를 3개월 이상 시행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추벽을 잘라내는 시술을 해야 한다.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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