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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스트레스가 화병 유발 , 방치 땐 심장질환 키울수도
허리 근육통엔 溫찜질 효과, 방사통 증상땐 병원 찾아야
부엌일 뒤 손발저림 요주의 , 목디스크 초기증상 될수도
가정주부 이진선(50) 씨. 이 씨는 추석 명절을 지낸 뒤 두통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손발도 열이 나는 증상이 심해지면서 병원을 찾았다. 명절 가사노동에 몸살이 났거나 갱년기 증상이라고 생각했지만 화병(울화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미나(34)씨는 명절 연휴 중 생긴 손 저림이 며칠 동안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을 찾는 김 씨는 손목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손목터널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짧은 명절 중 과도한 가사노동에 시달린 뒤 육체적, 정신적인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명절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화병, 손목터널증후군 이 외에도 하루 종일 전을 부치거나 나물을 다듬는 등의 동작을 반복하면 목과 허리, 손목 등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휴식과 스트레칭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의들의 도움을 받아 명절후유증의 증상과 정확한 대처법을 알아봤다.
▶명절 화병, 큰병 키운다=명절 화병(hwa-byung)또는 울화병이란 명절 때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 또는 육체적 고통을 겪는 것을 말한다. 명절 화병환자 중 90% 이상이 중년여성일 정도로 여전히 여성들에게 많이 생긴다. 주로 얼굴 화끈거림, 두통, 손발에 열이 많아지고 얼굴이 붉어지기도 한다. 화병은 특별한 외상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지만 자칫 심장질환ㆍ위식도역류질환 등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신경정신과 임원정 교수는 “화병은 주로 10년 이상 감정 표현을 못하고 지내다가 나이가 들고 심신이 약해지면서 감정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을 때 나타난다”며 “스스로 화병이라고 생각한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요통 원인이 뭘까 이렇게 체크하자= 명절에 장시간의 이동과 갑자기 늘어난 가사노동으로 가장 혹사되는 신체 부위는 허리다. 요통은 단순 근육통 같은 근골격계 통증일 수도 있고 디스크(추간판탈출증)나 퇴행성관절염 같은 만성질환 등 원인이 다양하다. 단순 근육통은 언제부터 아픈지가 명확하고, 아픈 부위가 한정돼 있어 주변으로 통증이 퍼지는 방사통이 없다. 또 팔, 다리 저림이 드물고 감각이나 근력 저하가 없는 편이다. 통증이 지속되면 뜨거운 찜질을 하거나 가벼운 소염제, 물리치료 등을 하면 며칠 안에 저절로 좋아지기도 한다. 고대구로병원 재활의학과 윤준식 교수는 “반면에 디스크는 둔부, 다리 등으로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고 감각 저하, 저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며 “근력이 떨어지면서 소변을 보기 힘든 경우도 있는 만큼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퉁퉁 부은 다리 족욕이 도움= 손발 저림도 주의=음식을 만드느라 부엌에서 오랫동안 서서 일을 했다면 다리가 퉁퉁 붓곤 한다. 이런 경우 족욕을 하면 경직된 근육과 신경의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관절척추전문 동대문 튼튼병원(은평, 구로, 구리, 안산 네트워크 병원) 은상진 원장은 “섭씨 40∼42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10∼15분 발을 담근 뒤, 마주 대고 비벼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 저림증도 명절이 끝난 뒤 주부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엄지손가락으로부터 네 번째 손가락까지 저린 증상이 나타나며 대부분 양손에서 증상을 보인다. 주로 손목터널 증후군이 원인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휘 교수는 “신경이 지나가는 손목의 터널 부분이 좁아져 이 터널을 지나는 신경이 인대 사이에 압박을 받아 발생한다”고 말했다. 만약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경손상으로 인해 단추를 잠그거나 젓가락 사용, 작은 물건을 집는 등 작은 동작도 어렵게 될 수 있다.손 저림은 손목터널 증후군뿐 아니라 목디스크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목디스크는 주로 손끝 저림증상이 나타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은 “고개를 앞으로 숙이려 할 때 잘 숙여지지 않거나 뒷목이 심하게 당길 때, 고개를 뒤로 젖힐 때 어깨와 팔, 손이 저리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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