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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육아 시대…"부모님 허리는 병든다" |
등록일 2011-05-10 |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아이를 조부모나 외조부모에게 맡기는 가정이 증가하는 추세다. 2009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0세~3세 영유아의 70%, 미취학 아동의 35%는 낮 동안 조부모나 외조부모의 돌봄 아래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 육아가 급증하면서 고령층의 건강은 위협받고 있다. 노화에 아이를 키우면서 오는 부담이 더해져 무릎, 허리, 손목, 어깨 등에 각종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은평 튼튼병원이 지난해와 올해 1월~3월 병원 내원 환자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환자수가 평균 68%를 차지했으며 이중 맞벌이 부부를 둔 50대 이상 환자 점유율이 33.6%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육아를 맡은 노년층은 척추나 관절 관련 질환으로 많이 고통받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창인 원장은 "아이를 키울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는 허리, 어깨, 팔목 등"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막 돌이 지난 6㎏~7㎏ 아이를 번쩍 들었을 경우 서있을 때의 4배 압력이 허리에 가해진다. 고령층에 이 같은 허리 압력이 가해질 경우 척추관 협착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다리에 통증,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통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일정한 거리를 걷고 나면 다리가 죄어오고 자주 저리며 누워있거나 앉아서 쉬면 증상이 나아지는 특징이 있다. 초기엔 약물,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나아질 수 있지만 오랫동안 계속되면 대소변 장애까지 나타나고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 원장은 "만성적 허리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평소 요통을 자주 느끼는 노인분에게 자주 나타난다"며 "손, 발까지 시리고 저린 증상을 자주 보인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아이를 안을 땐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급적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일어날 때도 무릎을 이용해 일어나는 것이 좋다. 또 아이의 앞쪽보다는 등쪽으로 안는 것이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운동으로는 자전거타기가 추천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 있을 때 증상이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허리를 약간 숙이고 자전거를 타면 척추관이 넓어지고 척추관절을 유연하게 하는데도 도움을 된다. 이창인 원장은 "일상생활을 할 땐 허리에 주는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허리 관절이 견뎌낼 수 있도록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비를 동반한 협착증인 경우 민간요법보다는 초기부터 척추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현기자 ljh@newsishealth.com |